늦은 밤, 외진 골목길을 혼자 걷는 상상을 해보세요. 차가운 공기가 몸을 감싸고, 어둠 속에서 느껴지는 미묘한 기운이 당신의 걸음을 멈추게 합니다. 바로 그런 순간, 불현듯 수상한 할머니가 당신 앞에 나타나 폐가를 가리키며 이상한 말을 건넨다면 어떨까요?
이번 이야기에서는 그런 으스스한 상황 속에서 벌어진 기이한 사건과 폐가에 얽힌 숨겨진 비밀을 파헤쳐 보겠습니다.
한밤중 골목길에서 만난 낯선 할머니
주인공 ‘민수’는 평소와 다름없는 저녁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친구들과 늦게까지 만나 얘기를 나눈 후, 집으로 돌아가는 길. 그는 지름길로 사용하던 오래된 골목길로 접어들었습니다. 평소에도 어둑한 분위기가 감돌던 이 골목은 이날따라 이상하게 느껴졌습니다.
그 길의 한쪽에는 공사 중인 집인지, 아니면 폐가인지 모를 낡은 건물이 있었습니다. 칠이 벗겨진 벽, 깨진 창문, 그리고 아무렇게나 놓여 있는 쓰레기들이 음산한 분위기를 자아냈습니다.
그러다 문득, 어디선가 들려오는 목소리가 민수의 귀를 잡아챘습니다.
“학생, 여기 좀 봐요.”
민수는 뒤를 돌아봤습니다. 나이가 지긋한 할머니가 지팡이를 짚은 채 폐가를 가리키고 있었습니다. 할머니의 눈은 어디선가 낯선 빛을 띠고 있었고, 미소는 어딘가 모르게 섬뜩했습니다.
“여기 귀신 나오는 집이에요. 들어가 보고 싶어요?”
그 말을 들은 순간, 민수의 심장은 순간 멎을 듯 뛰기 시작했습니다. 할머니는 계속 말을 이어갔습니다.
“학생이긴 한데… 학생 같지 않네. 뭐랄까, 저 집이랑 잘 어울리는 얼굴이네.”
민수는 더 이상 할머니와 눈을 마주칠 수 없었고, 황급히 발길을 옮겼습니다. 하지만 뒤돌아보니 할머니는 사라지고 없었습니다.
폐가에 얽힌 기묘한 이야기
그날 밤 이후로도 민수의 머릿속엔 폐가와 할머니의 말이 떠나질 않았습니다. 평소에는 아무렇지 않게 지나가던 그 집이 이제는 불길한 존재로 느껴졌습니다.
얼마 후, 민수는 그 집에 얽힌 이야기를 알게 되었습니다. 몇 년 전, 그 집에 살던 가족이 어느 날 갑자기 사라졌다는 것입니다. 주민들에 따르면, 집 안에서 밤마다 이상한 소리가 들리고, 창문 틈새로 사람의 형체가 보였다는 목격담도 있었습니다.
특히 집안에 있던 거울은 항상 금이 가 있었다고 합니다. 마치 무언가가 거울 안에서 빠져나오려 했던 흔적처럼요. 주민들은 이 집을 멀리하며 “귀신 나오는 집”이라 부르기 시작했습니다.
폐가로 다시 돌아간 민수
호기심과 불안이 뒤섞인 민수는 결국 진실을 확인하기 위해 다시 그 골목으로 향했습니다. 이번에는 대낮이었지만, 폐가의 분위기는 여전히 음산했습니다.
그는 조심스레 집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문은 낡고 부서진 채로 덜컹거리며 열렸습니다. 안에는 먼지가 가득했고, 누군가 살았던 흔적은 오래전에 사라진 듯했습니다. 하지만 벽에는 누군가 긁은 자국 같은 것이 선명히 남아 있었습니다.
민수가 집을 살펴보던 중, 거울 하나가 눈에 띄었습니다. 유리에는 금이 가 있었고, 거울을 들여다보자 순간 소름 끼치는 장면이 보였습니다. 거울 속에 자신 말고 또 다른 형체가 비친 것입니다.
거울 속 목소리
거울 속 형체는 점점 선명해지며 민수를 향해 미소를 짓더니 속삭이기 시작했습니다.
“넌 내가 기다리던 사람이야.”
민수는 비명을 지르며 거울을 던져버렸지만, 이상하게도 거울은 깨지지 않았습니다. 대신 금이 더 깊어졌고, 형체는 더 뚜렷해졌습니다.
“여기서 나갈 수는 없을 거야. 이제부터 네가 나를 대신해야 하니까.”
민수는 정신을 잃을 듯한 두려움에 휩싸였지만, 문득 할머니의 말이 떠올랐습니다. “학생 같지 않다.” 그 말이 의미하는 바는 무엇일까요?
저주의 비밀과 탈출
민수는 폐가에서 빠져나오려 했지만, 이상하게도 문이 닫혀 있었습니다. 아무리 문을 밀고 잡아당겨도 열리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그는 거울 속에서 할머니의 얼굴을 보게 되었습니다. 할머니는 웃으며 말했습니다.
“여기서 빠져나가려면 네가 나를 대신해야 해.”
할머니는 과거 이 집에서 비극적인 일을 겪었던 유령이었습니다. 그녀는 자신의 고통을 다른 사람에게 전가하려 했던 것입니다.
민수는 마지막 힘을 다해 거울을 집어 던졌습니다. 이번엔 거울이 산산조각 났고, 형체는 사라졌습니다. 그리고 문이 열렸습니다.
마무리: 그날 이후
민수는 폐가에서 빠져나온 뒤 다시는 그 길로 가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거울에 비친 형체와 할머니의 웃음소리는 그의 꿈속에 자주 나타났습니다.
그는 이후에도 귀신이나 폐가와 관련된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자신이 겪은 일을 떠올리며 섬뜩한 기분을 느끼곤 했습니다. 그러나 그는 결코 그날의 진실을 다른 이에게 말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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