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호(가명)는 그 꿈을 꾸기 전까지는 자신이 꿈이라는 세계에서 이토록 생생한 체험을 할 줄 몰랐습니다. 그러나 꿈이 반복될수록, 그리고 꿈속에서의 디테일이 선명해질수록 그것은 단순한 꿈이 아니라는 의심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새벽 3시 43분, 항상 같은 시간에 그를 찾아오는 이 비현실적 경험은 하루하루 그의 평범한 일상을 갉아먹고 있었습니다.끝없이 펼쳐진 자줏빛 꽃밭꿈의 첫 장면은 늘 동일했습니다. 어두운 하늘. 밝아야 할 하늘은 기묘한 어둠에 감싸여 있었고, 그곳은 고요하면서도 숨 막힐 정도의 무거운 기운이 느껴졌습니다. 그의 발밑으로는 수십만 송이의 자줏빛 꽃이 짙은 향기를 풍기며 흔들리고 있었습니다. 떨어진 꽃잎들마저도 마치 살아 움직이는 것처럼 그의 발치를 스치고 지나갔습니다.꽃들은 바람에 흔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