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밤이 깊어가고, 창문 틈으로 스며든 희미한 가로등 불빛이 벽에 어른거렸다. 방 안은 적막했고, 유일한 소리는 시계 초침이 톡톡거리는 소리뿐이었다. 깊은 잠에 빠진 나는 꿈속에서 알 수 없는 공간에 서 있었다.
거기는 낡은 목조 가옥이었다. 벽지는 바래져 있었고, 마룻바닥은 삐걱거리는 소리를 냈다. 안개가 자욱하게 깔려 시야가 흐려졌지만, 두 사람의 실루엣이 어렴풋이 보였다.
한 명은 나의 엄마였다. 그녀는 평소와 다름없이 단정한 옷을 입고 있었지만, 표정은 어딘가 이상했다. 그녀의 얼굴은 차갑고도 무표정했으며, 눈빛에는 감정이 느껴지지 않았다. 그리고 그녀 곁에는 내 친구가 서 있었다. 그 친구는 나보다 한 발짝 뒤에 서서 낮은 목소리로 무언가를 이야기하고 있었다.
"이야기 들어봤어?"
그 친구의 목소리는 낮고 조용했지만, 알 수 없는 기운이 서려 있었다. 나는 무심코 되물었다.
"무슨 이야기?"
친구는 나를 쳐다보지 않은 채 계속해서 말을 이었다.
"여권... 그게 뭔 뜻인지 알아?"
그 순간, 엄마가 나직이 속삭였다.
"여권••• 그것은 네 두 팔을 가져간다는 뜻이야."
순간,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등줄기를 타고 서늘한 기운이 흘러내렸다. 무슨 말인지 이해할 수 없었지만, 직감적으로 위험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도망쳐야 했다.
나는 몸을 돌려 달아나려 했지만, 발이 떨어지지 않았다. 온몸이 마치 마비된 것처럼 움직이지 않았다. 그제야 깨달았다.
엄마가 내 배를 누르고 있었다.
그녀의 손이 차갑게 얼어붙은 듯이 내 몸을 강하게 눌렀다. 나는 필사적으로 몸을 움직이려 했지만, 꿈속에서조차 도망칠 수 없었다. 숨이 막혔다. 심장이 미친 듯이 뛰었다.
"엄마, 왜 이래...?"
엄마는 아무 말 없이 내 배를 더욱 강하게 눌렀다. 손의 힘이 점점 더 강해지면서 숨쉬기조차 어려워졌다. 그때, 친구가 다시 입을 열었다.
"네 두 팔... 이제 필요 없어."
그 순간, 엄마의 손이 내 팔로 움직였다. 나는 공포에 질려 비명을 지르려 했지만,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몸은 더욱 강하게 눌려지고, 손은 내 팔을 서서히 감쌌다.
그리고—
퍽!
눈을 떴다.
나는 침대 위에 누워 있었다. 숨이 가빠졌고, 심장은 요란하게 뛰고 있었다. 방 안은 여전히 어둡고, 모든 것이 조용했다. 꿈이었다.
그러나 손을 내려다보았을 때, 나는 한 가지 사실을 깨달았다.
내 팔이… 감각이 없었다.
불길한 꿈의 의미
이 꿈은 단순한 악몽일까? 아니면 무언가 더 깊은 의미가 숨겨져 있을까?
꿈속에서 '여권'이라는 단어가 언급되었고, 그것이 "너의 두 팔을 가져간다"는 뜻이라고 했다. 하지만 여권이라는 단어는 원래 여행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이 꿈이 의미하는 것은 내가 떠나야 할 운명일까? 아니면 무언가를 잃어버릴 위험을 경고하는 것일까?
그리고 꿈속의 엄마는 왜 내 배를 누르고 있었을까? 심리학적으로 해석하자면, 꿈에서 몸이 눌리는 경험은 종종 '수면마비'와 관련이 있다. 하지만 꿈속에서 그것이 엄마에 의해 이루어졌다는 점이 더욱 섬뜩했다.
엄마는 보호자의 상징이다. 그런데 그런 존재가 나를 움직이지 못하게 하고, 내 팔을 빼앗으려 했다. 어쩌면 이 꿈은 내가 현실에서 무언가 중요한 것을 빼앗길 위험에 처해 있음을 경고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마지막으로, 내 친구의 의미는 무엇이었을까? 친구는 괴담을 이야기했지만, 정작 무슨 이야기를 했는지는 기억나지 않았다. 그가 말한 것이 기억나지 않는다는 것은 아마도 내가 아직 꿈의 전체적인 의미를 깨닫지 못했기 때문일 수도 있다.
그리고, 꿈의 여운
나는 다시 몸을 일으켜 팔을 움직여 보았다. 다행히도 감각이 돌아왔다. 하지만 꿈의 불길한 느낌은 쉽게 가시지 않았다.
그날 이후, 나는 한동안 팔을 쓰는 일이 불안했다. 혹시라도 이 꿈이 현실이 되는 것은 아닐까? 혹은 내가 무언가를 잃어버리게 되는 것은 아닐까?
그러던 어느 날, 우연히 한 낡은 서점에서 ‘꿈 해몽’에 관한 책을 발견했다. 그 안에는 이런 문장이 적혀 있었다.
"몸의 일부를 빼앗기는 꿈은 대개 중요한 것을 잃어버릴 가능성을 경고하는 꿈이다. 그것이 사람이든, 관계든, 소중한 기회든. 또한 꿈에서 움직이지 못하는 것은 현실에서의 억압된 감정을 반영하는 경우가 많다."
나는 책을 덮으며 깊은 생각에 잠겼다. 이 꿈은 단순한 악몽이 아니라, 내 무의식이 보내는 메시지였던 것일까? 나는 지금 어떤 중요한 것을 놓치고 있는 것은 아닐까?
그리고…
혹시, 정말로 내 두 팔을 잃어버릴 일이 생기는 것은 아닐까?
그날 이후로 나는 내 주변을 더욱 경계하게 되었다. 그리고 혹시라도 이 꿈이 현실이 될 가능성을 막기 위해, 중요한 것들을 더욱 소중히 여기기로 다짐했다.
그러나, 과연 나는 이 꿈의 저주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 있을까?
나는 아직 확신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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