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서운 이야기

밤의 저주

MysticDreamer 2025. 2. 18. 17:00
반응형

나는 최근 밤낮이 완전히 뒤바뀐 생활을 하고 있었다. 새벽이 되어야 겨우 잠이 들고, 한낮이 되어서야 깨어났다. 처음에는 그저 단순한 생활 습관의 문제라 생각했다. 하지만 그것이 단순한 것이 아니라는 걸 깨닫는 데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

그날도 평소처럼 밤새도록 깨어 있었다. 이상하게도 피곤하지 않았다. 창문 밖을 바라보니 온 세상이 고요했다. 거리에는 아무도 없고, 가로등 불빛만 희미하게 깜빡이고 있었다. 시계를 보니 새벽 3시.

그때였다.

거실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려왔다. 분명 혼자 있는 집이었는데, 마치 누군가가 벽을 긁는 듯한 거슬리는 소리가 났다. 나는 소리가 나는 방향으로 천천히 걸어갔다. 거실 불은 꺼져 있었고, 오직 TV 화면만이 희미한 빛을 내뿜고 있었다. 하지만 TV는 꺼져 있어야 했다. 분명 끄고 방에 들어왔는데.

순간, 화면 속에서 무언가 움직였다.

처음에는 내 착각인 줄 알았다. 하지만 화면이 깜빡이더니, 그 안에서 한 남자가 서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는 나와 똑같은 얼굴을 하고 있었다.

"왜 아직 안 자?"

TV 속의 남자가 입을 열었다. 나는 숨을 삼켰다.

"넌 여기에 있을 시간이 아니야."

그가 웃었다. 하지만 그 웃음은 너무나도 기괴했다. 나는 서둘러 TV를 껐다. 하지만 화면은 꺼지지 않았다. 오히려 더 선명해졌다. 그리고 그 남자가 화면을 뚫고 나올 듯 다가왔다.

나는 소리를 지르며 방으로 뛰어들어갔다. 문을 걸어 잠그고, 숨을 죽였다. 심장이 미친 듯이 뛰었다. 하지만 거실에서 들려오는 소리는 멈추지 않았다.

  • 끼이익 -

문이 서서히 열리는 소리. 분명 내가 잠갔는데.

나는 침대 밑으로 몸을 숨겼다. 문이 완전히 열리더니, 누군가 방 안으로 들어왔다. 발소리가 천천히 다가왔다. 숨을 죽이고 있었다.

그 순간, 바닥 아래로 뒤집어진 얼굴이 내려왔다.

"이제 잘 시간이야."

그 얼굴은 내 얼굴이었다. 하지만, 눈은 검고 텅 비어 있었다. 입꼬리는 귀까지 찢어진 듯 올라가 있었다.

나는 비명을 지르려 했지만, 몸이 굳어버렸다. 그것이 나를 향해 손을 뻗었다. 온몸이 얼어붙었다.

그 순간, 알람 소리가 울렸다.

나는 침대 위에서 눈을 떴다. 숨이 가빴고, 온몸이 땀에 젖어 있었다. 방 안은 조용했다. 거실도 아무 이상 없었다.

꿈이었다.

나는 한숨을 쉬며 시계를 보았다. 오후 5시. 또 다시 낮이 되어야 깨어났다.

그러나, 거실의 TV 화면에는 여전히 내 모습이 비춰지고 있었다. 그리고 거기서, 나를 보고 있는 또 다른 내가 웃고 있었다.

반응형

'무서운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안치실의 마지막 방문자  (0) 2025.02.21
속삭이는 그림자  (0) 2025.02.20
속삭이는 그림자  (0) 2025.02.19
어둠 속에서 깨어나다  (0) 2025.02.17
두 팔을 가져간다  (0) 2025.02.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