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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밤중, 정우는 거실 소파에 누워 책을 읽고 있었다. 오늘 밤 그의 선택은 공포소설이었다. 손에 쥔 책은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오싹한 분위기를 더해갔다. 글자들이 눈앞에서 춤을 추는 듯했고, 이야기에 빠져들수록 마치 자신이 소설 속 세계에 들어간 기분이 들었다.거실은 고요했다. 창밖에서는 간간이 바람이 나뭇가지를 흔드는 소리가 났지만, 그것도 어느새 익숙해졌다. 정우는 책장을 넘기다 멈추고 잠시 숨을 골랐다.그때였다."지직—"마치 라디오 주파수가 어긋날 때처럼, 날카롭고 흐릿한 소리가 공기 중에서 흘러나왔다. 정우는 순간 귀를 의심했다. 거실에는 TV도 꺼져 있었고, 노트북과 스마트폰도 충전기에 연결된 상태였다."…전자기기 때문인가?"그는 조용히 중얼거리며 휴대폰을 들어 화면을 확인했다. 아무 이상이 없..