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흔들리는 관계
수혁과 지연은 다시 만나기로 했다.
한 번 헤어지고, 다시 시작한 지 불과 2주.
그러나 작은 말다툼 끝에, 수혁은 무심코 말했다.
"그만하자. 우리 헤어져."
그 순간, 지연의 눈빛이 변했다.
싸늘하고, 깊고, 어두운 눈동자.
그녀는 한참을 가만히 바라보더니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그래. 다신 널 못 믿겠어."
그 말이 머릿속을 맴돌았다.
그날 이후, 지연은 변했다.
아니… 무언가 이상했다.
2. 어딘가 이상한 그녀
지연은 변함없이 그의 곁에 있었지만, 뭔가 달랐다.
예전처럼 웃지 않았다.
예전처럼 화도 내지 않았다.
그저 조용히 바라보았다.
밤에도, 아침에도.
마치 그가 언제 다시 떠날지 알고 있는 사람처럼.
어느 날, 수혁은 그녀와 함께 카페에 갔다.
하지만,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분명 카페 안에는 사람들이 많았는데…
모두가 지연을 보지 않는 것 같았다.
그녀가 주문할 때도, 직원은 반응이 없었다.
마치 그녀가… 보이지 않는 존재인 것처럼.
3. 사라지지 않는 흔적
수혁은 불길한 기분을 떨치려 했지만, 점점 더 기이한 일들이 벌어졌다.
그녀가 집에 다녀간 날, 거울에는 낯선 손자국이 남아 있었다.
새벽이면 그녀의 목소리가 귓가에 속삭였다.
"절대 널 못 믿겠어."
핸드폰을 확인하면, 통화 기록에 없던 통화가 남아 있었다.
통화 시간: 새벽 3시 33분
통화 상대: 지연
그러나…
그가 전화를 걸었을 리 없었다.
4. 지연은 누구인가
견딜 수 없었던 수혁은 친구에게 물었다.
"혹시 지연이랑 요즘 연락해?"
친구는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지연?… 너 그거 몰랐어?"
"뭘?"
"지연… 너랑 헤어진 날, 죽었어."
머릿속이 새하얘졌다.
"말도 안 돼. 어제도 만났는데?"
친구는 겁에 질린 얼굴로 말했다.
"너랑 다시 만난 게… 누구야?"
5. 그녀가 오고 있다
수혁은 소름이 돋았다.
그럼… 그동안 자신과 함께 있던 것은?
정신없이 집으로 돌아온 그는 거울을 보았다.
그리고 거울 속에서,
지연이 미소 짓고 있었다.
그녀의 입술이 움직였다.
"절대 널 못 믿겠어."
불이 꺼졌다.
그리고 차가운 손이, 그의 어깨를 감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