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변해버린 남자친구
지수는 처음 남자친구를 만났을 때, 그가 다정하고 배려 깊은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그는 언제나 그녀를 챙겨줬고, 작은 것 하나에도 신경 써 주는 사람이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그 모습은 점점 변해갔다.
사소한 일에도 짜증을 냈고, 그녀가 무언가를 잘못 기억하거나 이해하지 못하면 화를 냈다.
"답답해. 왜 이렇게 몰라?"
처음엔 단순한 예민함이라 생각했지만, 점점 더 심해졌다.
어느 날, 지수는 남자친구가 예전과 완전히 달라졌다는 걸 깨달았다.
그의 눈빛은 차가워졌고, 말투는 날카로워졌다.
그런데…
어쩐지 이상했다.
그는 마치 다른 사람이 된 것 같았다.
2. 이상한 분위기
둘의 관계가 삐걱이기 시작한 어느 날, 남자친구는 갑자기 더치페이를 요구했다.
"왜? 나이 차이가 난다고 더 내야 해?"
평소에는 당연하다는 듯이 계산을 하던 사람이었다.
그가 한 말보다도, 그 말투가 이상했다.
전혀 감정이 없는 듯한 말투.
마치, 그가 그가 아닌 것 같은 느낌.
지수는 순간 오싹한 기분이 들었다.
그런데 그때, 남자친구가 천천히 웃으며 말했다.
"넌 아직도 모르겠어?"
3. 여행에서 벌어진 일
두 사람은 함께 여행을 떠났다.
여행 내내 남자친구는 기분이 오락가락했다.
웃다가도 갑자기 화를 냈고, 혼잣말을 중얼거리기도 했다.
그러다가, 어느 밤—
지수는 화장실에서 나와 침대에 누웠다.
그런데, 뭔가 이상했다.
남자친구가…
그냥 앉아 있었다.
불을 끈 어두운 방 안에서, 그저 가만히 앉아 있었다.
그녀를 바라보며.
4. 그가 누구인지 모른다
"왜 그래…?"
지수가 떨리는 목소리로 묻자, 그는 천천히 고개를 갸우뚱하며 웃었다.
"넌 정말 몰라?"
"뭘…?"
그는 천천히 몸을 기울여 가까이 다가왔다.
"넌 내가 누구인지, 아직도 모른다고?"
그 순간, 지수는 그가 전혀 낯선 사람처럼 느껴졌다.
남자친구의 얼굴인데, 남자친구가 아닌 것 같은 느낌.
그의 눈은 텅 비어 있었고, 표정은 이상하게 어긋나 있었다.
마치… 다른 무언가가 그의 몸을 쓰고 있는 것처럼.
5. 사라진 남자친구
다음 날 아침, 지수는 호텔 프런트에서 이상한 이야기를 들었다.
"손님, 혼자 여행 오신 거 아니셨나요?"
"네? 아니요. 남자친구랑 같이 왔는데요?"
직원은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방에 혼자 체크인하셨잖아요. 그리고… 다른 CCTV에도 손님 혼자 계신 모습밖에 안 보이던데요?"
지수는 얼어붙었다.
"그럴 리가 없어요. 어젯밤까지 같이 있었는데…"
직원은 걱정스러운 얼굴로 말했다.
"죄송한데… 손님 방에서 누군가와 대화하는 소리가 계속 들렸거든요. 그런데… 그게 손님 혼자 말하는 것처럼 들렸어요."
지수는 정신없이 방으로 뛰어 올라갔다.
그러나 문을 열었을 때,
그곳에는…
남자친구의 흔적조차 남아 있지 않았다.
마치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았던 것처럼.
6. 마지막 속삭임
집으로 돌아온 후에도, 지수는 남자친구의 연락을 기다렸다.
하지만 그는 완전히 사라졌다.
휴대폰도 꺼져 있었고, 그의 집에 찾아가 보았지만 아무도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밤,
핸드폰 화면이 깜빡였다.
수신번호 "없음"
그녀는 무심코 전화를 받았다.
그 순간,
스피커에서 들려온 익숙한 목소리.
"넌 내가 누구인지… 아직도 모른다고?"
그리고…
통화는 끊어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