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혼자 남겨진 밤
승현은 늘 혼자였다.
회사에서는 동료들과 겉으로 웃고 대화했지만, 일이 끝나면 집으로 돌아와 조용한 방에 덩그러니 남겨졌다.
휴대폰을 열어봤지만, 메시지 하나 없었다.
SNS를 보면 다들 행복한 듯한 사진을 올리고 있었다. 친구들과 함께, 연인과 함께.
"나는 왜 이렇게 혼자일까?"
그런 생각이 들 때마다 숨이 막혀왔다.
그리고… 그날 밤, 승현은 처음으로 그것을 느꼈다.
2. 거울 속의 그림자
평소와 다름없이 집에 돌아와 씻고 침대에 누웠다.
천장을 바라보며 한숨을 쉬고 있을 때, 무언가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방 안이 너무 조용했다.
바람 소리도, 집 밖에서 들려오는 작은 소음조차 없었다.
갑자기 창문이 덜컥 소리를 내며 흔들렸다.
승현은 순간적으로 소름이 돋았다.
"오늘따라 이상하게 더 쓸쓸하네."
무심코 침대 옆에 놓인 전신 거울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거울 속에서 무언가가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3. 함께하고 싶은 존재
거울 속의 ‘그것’은 처음엔 희미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더 뚜렷해졌다.
승현은 얼어붙었다.
그것은 검은 그림자 같은 형체였지만, 확실히 눈이 있었다.
거울 너머에서 자신을 뚫어지게 바라보고 있었다.
그리고 순간, 그 존재의 입이 서서히 움직였다.
"…외롭지?"
승현은 숨이 턱 막혔다.
그 존재는 점점 더 또렷한 모습으로 변했다.
그것은…
어쩌면 자신과 닮아 있었다.
4. 차가운 손길
승현은 본능적으로 거울에서 시선을 돌리려 했지만, 움직일 수가 없었다.
마치 무언가에 사로잡힌 듯했다.
그리고 그 존재가 거울 속에서 천천히 손을 뻗었다.
"나와 함께 있어줄게."
차가운 손길이 승현의 어깨를 감쌌다.
순간, 온몸이 얼어붙은 듯한 감각이 퍼졌다.
거울 속 존재는 승현을 향해 미소를 지었다.
그러나 그 미소는…
승현의 것이 아니었다.
5. 함께… 영원히
승현은 정신을 차리고 소리쳤다.
"나를 내버려 둬!!"
그 순간, 거울이 쩍— 하고 갈라졌다.
승현은 숨을 헐떡이며 바닥에 주저앉았다.
거울 속 존재는 사라졌지만, 그 자리에는…
흐릿한 목소리가 남아 있었다.
"넌 더 이상 혼자가 아니야…"
그때부터였다.
승현은 거울을 볼 때마다 그 존재를 느꼈다.
어느 날은 거울 속에서 자신을 따라 하는 얼굴이 미묘하게 달랐다.
어느 날은 잠든 사이, 귓가에 속삭임이 들려왔다.
"함께 있고 싶어."
그것은 승현이 바라던 것이었다.
더 이상 혼자가 되고 싶지 않다는 마음이 불러낸 존재.
그러나 승현은 이제 깨달았다.
혼자라는 것이…
더 나았다는 것을.
